- 유토피아 -

안나푸르나 6 본문

▒ 자유게시판 ▒/▶일상이야기

안나푸르나 6

물안개(권영미) 2008. 2. 24. 09:10
  2007년 3월3일 토요일 (맑음)
 

설경속의 티난의 아침... 높고 높은 산들이 티난을 에워싸고 서있다.동이 튼 마나슬루의 모습이 눈부시다.

 

마나슬루의 모습을 간직한 채 떠나는 시간 07시30분 ..1시간 쯤 가니 어떤 작은 산장을 만난다. 햇살이 따듯하고 눈이 부신 설원속의 작은산장은 쉬고 싶은 곳이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휴식을 취하며 여기서 각자의 포터들과 사진을 찍었다.나의 포터 빌 쿨과 가이드인 라케스씨와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제부터 펼쳐지는 설산의 모습은 정녕 안나푸르나종주 트레킹이라는 것에 실감을 하게 된다. 설원과 설산이 이어지는 장관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걷는 기분은 정말 좋다.정녕 나는 히말라야에 와 있구나~ ^^*

안나 2봉과 4봉이 보인다. 그리고 이름모를 봉들로 양쪽로 둘러싸여있다 푸르른 신록과 어우러져 있는 저 높은 산봉우리는 정말 우리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또 한차례 지나가는 노새들을 만나고 만날 때마다 비켜서야만 하는 우리들 운명이었다 ㅎㅎㅎ.계속하여 가도 가도 안나2봉과 4봉이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저런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또 찍는다.

 이번엔 점심시간이 빠르고 짧아졌다. 11시10분에 도착한  차메에서 점심을 하고 출발한 시간은 12시 05분이었다.


 

마을을 지날 때면 낡은 옷에 씻지도 않은 꾀죄죄한 어린아이들의 모습은 해맑은 눈동자에 해맑은 미소가 그 무엇보다 귀엽고 이뻤다.

 

얼마를 지났을까..1시간 30분쯤 지나 왼쪽 계곡아래에 눈사태로 밀려내린 큰 눈덩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저 정도면  얼마나 큰 폭음이 났을까..하는 생각으로 행여 내가 그때 옆을 지났다면 무서웠겠다 하는 위험했겠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설원속에 걷고 있지만 장열한 태양의 볕은 따갑기만 하다. 하나 둘  벗어던진 나는 얇은 속옷 하나로 걸었다. 사실 속 내의이지만 색깔이 회색으로 겉옷으로도 보인다.한차례 쉬고 또 마을을 지나노라니 아주머니의 바구니 짜는 모습이  우리네 그시절 사는 모습과 다를바 없다.

 

오늘밤 숙소까지는 아직 더 가야한다. 찻집에 들렸다. 얼마전 만나던 독일 여인 그 여인을 찻집에서 또 만났다. 발이 아픈지 그녀는 신발을 벗고 발바닥에는 반창고를 붙히고 있었다.

 

그녀의 귀여운 모습을  몰래 한판 찍었다.나중에는 이 대장님이 아예 그녀를 모델로 사진을 찍으니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했다.(괜히 몰래 찍었네..그러면 더 잘 찍을 수 있었을텐데 훗~ ^^*)

찻집에서 나와 조금 지나니 어디선가 괴음이 들려 산위를 쳐다보니 그리 크지는 않지만 눈사태가 일어나고 있었다.

 

아~이런 저런 모습을 보고 들으며 걷는 트레킹은 그래도 지루하지는 않았다.이윽고 도착한  Dhukure Pokhari(루꾸라포카리) 조금은 어둠이 깔린 시간 오후5시 20분이었다.

 

"트랙킹스 인" 이라는 롯찌는 길이 가운데로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왼쪽은 숙박실이고 오른쪽은 식당과 본채였다. 이번은 방이 넉넉지 않은 관계로 2인 1실이었다.

 

늦어진 도착에 서둘러 방으로 들어섰다. 상식씨와 함께하는 오늘밤이다.식당에는 난로가 있어 푸근하고 아주 좋았다.눈에 젖은 등산화를 모두 난로가에 놓고 말린다. 나의 포터 빅쿨이 내 등산화를 들고서 말려준다.

 

포터들은 우리가 방으로 간 뒤 이 식당에서 잔다고 한다. 방이 없었나보다.에휴~ 또 내마음이 아프다.오늘 저녁은 순금씨가 라면을 먹자하여 라면을 끓였다.

 

식당에서 주는 음식은 먹는 둥 마는둥 이미 라면을 먹었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저녁을 떼웠다.밖은 컴컴하지만 하얀 눈으로 덮힌 마을은 대략 잘 보인다. 그리고 오늘밤은 처음으로 고산증에 대한 대비로 다이묵스라는 약을 한알씩 먹었다.고지가 이미 3,000미터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 자유게시판 ▒ >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나푸르나 8  (0) 2008.02.24
안나푸르나 7  (0) 2008.02.24
안나푸르나 5  (0) 2008.02.24
안나푸르나 4  (0) 2008.02.24
안나푸르나 3  (0) 2008.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