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토피아 -
안나푸르나 10 본문
2007년 3월7일 수요일 (맑음) |
새벽 03시 별로 잠을 자지 못했다.짐을 챙기고 식당으로 나갔다.간단한 식사를 하고 04시20분경 예정보다 20분 늦게 출발이다.
랜턴을 켜고 한줄로 서서 오늘 만큼은 포터와 나란히 해야한다고 한다.내가 앞서고 빅쿨이 내뒤를 따라온다.긴장감에 스릴을 느낀다.캄캄한 밤중이지만 하얀눈으로 주위의 물체가 여럼풋이 보인다. 그리고 길이란 한발자국 겨우 난 정도로 두발을 디딜 공간이 없다.조심스레 발자국 따라 디딘다.뒤에 오는 빅쿨은 무거운 짐을 지고 괜찮을까? 하는 포터들의 걱정도 된다.
잘은 안보이지만 오늘쪽으로 거대한 기암괴석이 보인다. 아~~ 사진도 찍을 수 없고...그렇게 동이 틀 때까지 묵묵히 걸어야만했다.
2시간이 넘게 걷자 동이 트면서 사방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마치 돋보기 안경을 쓴 것 같은...온통 눈으로 덮혀있는 토롱라의 만년설에 그리고 5,400고지가 가까워 온다는 사실에 긴장감과 교차하는 뿌듯하고 벅찬 기분...아~~ 드디어 해냈구나~!
도착하기도 전에 그런 기분으로 자신이 대견하기만 하다.바람이 더 거세게 불어댄다.09시가 되어서 토롱라에 도착하니 대피소가 있다. 선두로 간 여러분은 이미 대피소에 들어서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불랙티를 한잔 하고 토롱라의 정표인 깃발이 날리는 표지석을 한 장 담아본다. 빼놓을 수 없는 기념사진이 아닌가...너무 차겁고 거센 바람에 누군가에게사진을 부탁하기가 그랬다.그래서 내 카메라로는 표지석만 찍고 대장님이 찍어주는 카메라에 포즈를 잡았지만 역시 나중에 보니 얼굴인상이 말이 아니다. 스스로는 그렇게나 힘들었다라고는 생각 안했지만 사진으로보니 역시 힘들었던 표정이다.
그렇게 목표달성 토롱라를 지나 묵티나를 향해 내려갔다. 급경사의 내리막 길은 눈길로 정말 미끄러웠지만 그런대로 미끄러지기도 하며 모두 잘 내려간다.
오히려 눈길이 아니었더라면 질퍽대는 진탕으로 변한다면 더욱 힘들었으리라.
오후3시가 되어 묵티낫의 숙박지에(드림 홈) 도착했다.거의 11시간을 걸었다.정말 힘들었다. 하산하는 도중에 나는 위가 아프기 시작했다.
위장약이라고 혜수씨가 주는 성인씨가 주는 약을 두 번이나 먹었다.그래도 고통은 멈추지 않고 지속된다.저산증도 있나보라고 하면서 그런가보다 했다.
2층 나의 방으로 가서 아직 많이 남은 햇볕에 침낭을 널고 젖은 등산화를 널었다.그리고 저녁시간이 왔는데.. 오늘 닭요리를 한다고 한다. 점심 겸 저녁을 일찍 먹고 방으로 돌아간 모두들은 피곤해서 닭요리를 먹을 수가 없었다.11시간의 트레킹이 어느 누구가 피곤하지 않았으리..그대로 침실에 들어 자려는데 설사가 한번 쭈르르르~~ 옷을 입은채 나오고 말았다. 정말 저산증세이구나...정로환을 바로 먹었다.
그이후 설사는 멈추고 괜찮았는데 위는 계속하여 아파오고 그래서인지 저산증인지 식욕이 없다.먹기만 하면 아파온다.그래서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먹을 수도 없다.그래도 하산 날이 5일이나 남았는데 가려면 아파도 먹고 아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