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토피아 -
안나푸르나 9 본문
2007년 3월6일 화요일 (맑음) |
어젯밤 고산증에 시달리던 혜수씨가 극복했나보다.밝은 얼굴로 아침 식사시간에 참석했다.정말 다행이다. 고도의 긴장감이 서리는 오늘의 트레킹 토롱라하이캠프를 향해 출발한다(07시50분) 가는 길 내내 은빛세상으로 그 어디서 아무데서나 볼 수 없는 신비할만큼 대단한 설원과 설산의 만년설이다.
때로는 가파른 낭떠러지의 위험을 감수하며 걸어야 했고, 그래서 더욱 걱정였던 것은 짐을 무겁게 지은 포터들의 안전문제였다. 항상 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일직선으로 발자국 하나만 디딜만큼의 길은 정말 자칫 잘못하면 그대로 낙하할 정도였다. 다행이도 눈이 다져져서 밟고 갈 수 있었지만 그냥 흙길이었다면 더욱 위험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위험을 사실 즐기며 걷는다. 위험할수록에 그 희열은 비례하지 않을까? ㅎㅎㅎ 고생하러 여기 안나푸르나에 왔다.인간의 한계점 또는 어떻게 극복할까..사실 이 트레킹정도로는 그렇게 위험도가 높지는 않지만...그래도 두려운 것은 사실이다. 아직 남은 토롱라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드디어 야크의 등장이다. 산중턱에 우뚝 서있는 야크의 모습을 보니 그 자세가 위엄이 있어보이고 늠름하다.고산에서 살고 있는 야크의 실제의 모습을 보니 정말 히말라야에 온 것에 대해 새삼 다시한번 느낀다.
10시30분쯤 되었을 때, 대피소 같은 찻집이 있다. 한차례 휴식하며 차를 마시고 사과도 먹었다 아주 맛이 좋았다.상식씨가 먹고싶다고 하는 덕분에 우리들까지 포터들도 먹었다.10개 사서 반개씩 나누어서 먹었다. 참 이런 곳에 와서 왜 이리 절약을 하는건지 ㅎㅎㅎ 우리돈으로 따지면 얼마안하는 것인데...^^*
또 트레킹은 시작된다.산허리를 차고 낙석과 낭떠러지의 위험을 안고 계속하여 설산의 비탈을 걸으며 뒤돌아보며 사진을 찍고 끊임없이 걷는다. 누가 이 길을 걸으라고 했던가...자신과의 싸움이며 고독의 방황일런지도 모른다.
오후1시가 거의 다 되어 토롱라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이곳에서 점심을 한 후 하이캠프까지 갈 것인가 여기서 잘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이곳의 식당은 그나마 조금 고급형이다. 고지가 높은 곳이니만큼 이곳의 상징적인 곳에 식당도 그래야겠지? ㅎㅎㅎ
서양인들도 3명 식사를 하고 있었다 가족인 모양이다.식당 점대에 먹음직한 빵이 진열되어 있다. 맛이 어떨까` 모양으로 보아선 맛이 아주 좋을 것 같아 먹고싶어진다.그래서 결국은 식사전에 2개정도 나누어서 먹었는데 정말 맛이 있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그래서인가? 그만큼 가격도 비쌌다.
식사를 한 후 한참을 휴식하는데 나는 밖에 긴의자에 누워 따듯한 햇볕을 쬐였다.몇분은 햇볕이 싫은지 식당에서 그대로 쉬고 있었다.
오후2시경 오르자고 하였지만 미리 나선다. 15분전에 출발하기시작했다. 이제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이다.천천히(네팔어=비스따르)오른다. 지그 자그로 돌아가며 오르는 길과 직선으로 오르는 길도 있다. 포터가 직선으로 올라간다 나도한번 직선으로 올라가 보았더니 역시 숨이 가뿌고 심장이 박동하였다.
아래에서 빤히 올려다보이는 토롱라하이캠프는 단숨에 올라갈 듯하지만 1시간 20분이나 걸렸다.오후3시경 토롱라하이캠프(4,900m)...이제 거의 성공한 셈이다.내일 오전 516m만 오르면 된다. 식당에 들어서니 재미난 난방이 되어있다. 식탁아래 가스로 불을 피워놓고 그 식탁위에 식탁보처럼 덮개로 씌여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발아래가 따듯하여 등산화도 말릴 수 있었다.
후미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린느데..갑자기 사고가 생겼다. 후미로 올라오던 B 씨가 체온이 떨어지고 숨이 막힐정도라며...밖으로 나가보니 올라오는 길이 개스로 꽉차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아마도 기온이 뚝 떨어져 거기다가 힘들고 하여 문제가생겼나보다.
내가 올라올 때만해도 해가 났는데.. 그러나 바람이 강하고 추울 것을 대비하여 나는 털모자와 방풍옷을 입고 올랐다.그런데 B씨는 그대로 올랐던 모양이다.
두터운 잠바를 찾고 산소통을 가지고 내려가라는 둥..난리가 났다.얼마가 흐른 뒤 B씨가 사색이 되어 올라왔다. 손이 마비가 되고 기운을 못차린다. 전직 간호사였다고하는 상식씨가 응급처치를 한다. 나도 한쪽손을 비비며 체온이 정상으로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열심히 비벼댔다.
겨우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다행이다.그렇게 얼마를 소동을 피웠다. 오늘밤엔 B씨는 포터와 함께 숙박을 시킨다고한다.내가 볼 땐 B씨는 베이스캠프에서 하루를 쉬고 올랐다면 아마도 이런일이 없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식사를 하고 따듯한 식탁에 그대로 앉아 등산화를 말렸다.그랬더니 어디선가 고무 탄내가 난다. 건너편에앉았던서야인이 식탁보 아래를 보더니 나를 쳐다본다.내것이 타고 있다라는..이런~ 젠장...ㅎㅎ 깜짝 놀라 발을 빼고 들여다보니 다행이도 타지는 않았다. 휴우~ 심년감수...가장 중요한 내일의 코스를 남기고등산화가 타 버리면..나는 어쩌라고...^^
각자방으로 돌아갔다. 내일 아침은 04시출발이다.일찍 잠에 들어야하기에 잠자리에 들어섰지만 잠이 잘 안온다.한밤중에 화장실을 두 번 다녀왔다. 그러더니 구역질이 난다. 한번의 구토를 했는데..물만 나온다. 머리도 띵~하고 아프다.이게 바로 고산증세인가보다. 아무래도 어제 다이나막스 약을 안먹어서 그런건가? 아침에 대장님께 받아서 먹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