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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4

by 물안개(권영미) 2008. 2. 24.
  2007년 3월1일 목요일 (비)
 

오늘도 어김없이 오전6시30분에 식사시간...일어나기는 늘 05시면 깨어나게 된다.나뿐이 아니라 모두 그런 것 같다.창밖을 내다보고 하늘을 우러러본다. 비는 그쳤으나 하늘은 뿌옇다. 다행이다싶기는 하다.

 

식당으로 내려가는데 밖의 기운이 아주 상쾌하다. 상식씨가 기지개를 펴고 체조를 한다.나도 간단한 체조를  해본다. 마당 한귀퉁 화장실 앞에선 어젯밤에 못보던 서양인이 양치질을 하고 있었고 또 떠나는 준비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식당으로 들어섰다.늘 비슷한 메뉴지만 오늘아침은 오토밀이다.어쨋든 죽으나 사나 맛이 있건 없건 아침을 먹어야 힘을 쓸수있다.식사후 예정보다 한 10분 빠른 07시20분에 출발을 했다.가이드와 포터들은 뒤로 오라하고 우리들이 먼저 떠난다.

 

하늘이 개일 듯...하더니만...한 2시간이 지난 후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한다.

 

다시금 비옷을 챙겨입고 날이 개일 것이라는 것은 이젠 포기하고 우중산행을 즐기기로했다.우리도 젖었지만 비에젖어  걸어가는 노새가 불쌍해보인다.말도 잘 듣지...주인이 가라는대로 시키는대로 걷기만하는 말없는 노새...어쩌다 쉬고 있는 노새의 등짝을 보면 무거운짐에 쓰데끼어 껍질이 벗겨져 피멍이 든 등을 보니 너무나도 안스럽다. 얼마나 아플까` 우린 모두 불쌍하다라는 표정을 지으며 노새에게 동정을 보냈다.

 

 이제 비가 좀 덜 내린다.마을 밭에서는 농부가 소를 이끌고 밭을 갈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지금은 기계로 하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시골의 광경이다


어느밭에선 아이들까지 합세하여 밭갈이에 부모와 함께 한다.어느밭에선 처녀총각인지  남자여자 모여앉아 쉬고 있기도했다.

 

그 어느 광경을 보던 낯익은 광경으로 우리들 그 옛날시절이 떠오른다.그래..옛날엔 우리나라도 그랬었지...아마 아직도 우리나라 어느 산간에서도 이렇게 농사를  짓는곳도 있으리라~그래도 지루하지 않게 마을 마을을 지나면서 네팔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고 재미있었다. 얼마쯤 갔을까~ 이제 점심 먹을 시간이다. 하루 중 기다려지는 시간은 오전 점심 전에 찻집 들리는 것과 점심시간이다.  

 

저 멀리 자캇이라는 마을이 보인다.단숨에 갈 것 같았지만.. 아니 빨리 도착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윽고 JAKAT (자캇)이라는 마을에 도착했다.시간은 마침 12시경.. 거의 비슷한 점심메뉴...그래도 먹어야 오른다 라는 신념으로 열심히 먹었다.

 

비가 거의 하루종일 내린다..그래서인지 이제 모두 조금은 피곤해오는 듯하다.저녁 5시쯤 탈에 도착한다는 말을 들으니 맥이 빠진다..이제 얼마 안가면 도착할 줄 알았기때문이다. 그러면 오늘은 10시간 산행인셈이다.

 

자캇을 지나 2시간여 가니 갑자기 광활하고 커다란 강이 시야에 펼쳐진다.1,500 고지나 되는 이런 곳에 이러한 강줄기가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시원하게 펼쳐지는 강줄기가  피곤했던 기분을 화들짝 깨게 해준다.멀리 까맣게 보이는 선두팀에 이어 나는 혼자 걸었다. 뒤에는 또 몇 명의 일행이 아직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나는 강가에 돌멩이들을  골라본다. 기념으로 히말라야 돌 하나를 건져가야지...하고...가지고가기좋은 작고 예쁜 수석을 몇 개 골랐다. 나는 나혼자만이 돌을 주었나 했드만..나중에 알고보니 먼저 간 팀도 뒤에 온 팀들도 돌 하나씩은 모두 건져왔다. 모두가 생각하는 마음이란 같은 것인가보다.훗~ ^^*

그 강을 지나 10여분 걸어가니 오늘의 숙박지 탈에 도착했다. 예정대로 선두는 17시에 도착하고 나는 20분 뒤에 도착했다. 후미는  20여분 뒤에 도착했다 .

 

오늘은 빗속에 10시간을 걸었다. 모두가 가진맥진 하는 것 같았다. 이번엔 나의방이 3층이고 방이비좁아서 상식씨가 가이드에게 말해서 방하나를 더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편하게 독방을 차지하게 되었다.

더운물이 나온다고 이대장님이 전해준다. 부리나케 내려가 1층에 있는 샤워장으로 가니 뜨거운 물이  잘 나온다.이게 웬일이야 하며 머리도 감고 뜨거운 물에 피곤한 몸을 씻어내렸다.

 

그리고 또 용수씨 방으로 모였다. 안주거리를 만들어 맥주와 빗속에 장 장 10시간의 산행을 한 우리들  스스로가 대단함에 뒷풀이 이야기 꽃을 피웠다.

 

매번 식사시간이 정한 시간에 나오질 않아 일부로 늦게 식당으로 가니...그렇나고 금방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좌석에 앉아 있어야 준비를 하고 나오는 가보다 오늘은 늦게 도착한 탓도 있지만  저녁시간이 8시가 넘어서야 나왔다.

 

따또빠니를(뜨거운 물) 날진 병에 챙겨서 방으로 돌아왔다. 도착할 땐 본 롯지의 주변은 폭포가 몇 개 있었다.캄캄한 밤이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폭포는 하얀색이어서인지 잘 보인다...멋있었다. 내일 아침에 사진을 찍어야지..생각하며.. 피곤한 탓에 언제 잠들었는지 그렇게 탈에서의 또 하룻밤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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